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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의 호텔 리모델링형 공공임대주택 ‘안암생활’ 내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성북구의 호텔 리모델링형 공공임대주택 ‘안암생활’ 내부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정부가 청년 주거지원 정책의 하나로 호텔을 개조해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호텔 거지’라는 등 조롱하는 말이 돌았습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도 정부의 이런 주택정책을 비판하며 이 표현을 인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는데요. 국어사전은 ‘거지’를 ‘남에게 빌어먹고 사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호텔 주택에 입주한 청년들, (저를 포함해) 호텔 주택을 보고 진심으로 구미가 당긴 청년들까지 졸지에 모두 이 사회의 ‘무능력자’ 또는 ‘무임승차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엔트리파워볼

안녕하세요? <한겨레> 사회부 박윤경입니다. 20대 여성이고, 운 좋게도 서울 모처에서 부모님의 집에 기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독립을 꿈꾸다가도 통장을 들여다보면 부모님께서 막내딸을 향한 지금의 관대한 마음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시길 바라게 됩니다. 지난 1일 공개된 서울 성북구의 호텔 주택 ‘안암생활’을 보자, 정말 마음이 솔깃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에서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7만∼35만원 수준으로 13∼17㎡의 방을 구하기란, 한 청년 인터뷰이의 말대로 “하늘의 별 따기”니까요.

지난 3일 호텔 주택을 둘러싼 갑론을박에 대해 기사를 쓰며 이야기를 나눈 청년들은 “‘안암생활’ 정도면 찾기 힘든 자취방”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호텔 거지가 양산됐다’는 우려(?)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지요.

서울 관악구에서 비슷한 가격의 원룸에 사는 대학생 윤아무개(23)씨는 “빛이 잘 드는 큰 창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책상과 침대만 간신히 들어가는 윤씨의 “고시원룸”에도 창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책가방 하나로 다 가려질 정도로 크기가 작은데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고시촌 특성상 옆 건물에서 안이 들여다보일까 두려워 맘대로 열기도 어렵습니다. ‘안암생활’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대학생 최아무개(25)씨도 “이 일대 신축 원룸은 기본 월세 60만원이 넘는다. 40만원 이하는 아주 좁거나 반지하인 곳이 대다수”라고 전했습니다.

4평 원룸에 살며 아르바이트 월급 130만원 중 매달 주거비로 40만원가량을 지출하는 이아무개(32)씨는 최근 겨울 외투를 사려다 마음을 접었다고 합니다. 비싸서였을까요? 물론 나머지 90만원에서 식비, 교통비, 통신비, 교제비 등을 빼고 나면 돈이 거의 남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격이 발목을 잡은 건 아니었습니다. 결정적 이유는 “더 이상 보관할 공간이 없어서”였습니다. 이씨는 “겨울 외투가 워낙 부피가 크다 보니 패딩과 코트를 한벌씩 걸어놓은 뒤엔 옷장에 더 여유가 남지 않는다”며 “옆방 사람들은 공용 복도에 옷 상자를 쌓아 두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텔 거지’ 같은 비난은 되레 청년들이 처한 주거 현실을 외면한다”며 청년들이 한목소리를 낸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청년들은 지낼 곳을 거저 제공받기를 원하는 게 아닙니다. 주거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장학금을 받으려 하고, ‘사회 초년생’이라며 착취하고 폭언하는 직장도 때론 꾹 참고 버팁니다. 하지만 도시의 주거비는 청년들의 낮은 소득에 비해 이미 드높이 치솟아 있고, 청년들로선 ‘주거권 보장’을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전세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진 못할지라도 정부가 호텔 리모델링형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한 것도 이런 요구를 고려한 결과였을 것입니다.

다만 정부가 호텔 주택을 두고 ‘청년 1인 가구에 굉장히 좋은 환경’이라고 평한 데 대해선 완전히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주방과 세탁실은 개인실에 포함돼 있지 않아 공동 공간을 사용해야 하고, 책상과 침대 등 최소한의 가구만 마련된 4∼5평 크기의 원룸을 과연 ‘굉장히 좋은 환경’으로 평할 수 있을까요? 혹시 ‘다른 집단은 몰라도 청년 1인 가구에는 좋을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는 건 아닐까요? 그렇다면 청년 1인 가구는 왜 항상 보편적 기준에서 배제된 채 별도로 고려돼야 하는 걸까요? 물론 더 이상의 ‘가성비’를 내기란 서울 도심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환경이라는 점은 동의합니다만. 정부가 이렇듯 씁쓸한 현실을 겸허히 돌아보기보단 손쉽게 정책을 ‘셀프 칭찬’ 한 것만 같아 아쉬웠습니다.

대학생 최씨의 말을 옮기며 글을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사실 아무리 여건을 개선했다 해도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 ‘청년들 살 곳은 최소한만 갖춰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기저에 계속 깔려 있는 것 같아요. 정책을 고안하는 이들, 비난을 쏟아내는 이들 모두 이런 곳에 살 일은 절대 없으니까요. 그래서 청년 주거에 대한 논의가 삶의 질이 아니라 ‘가성비’ 위주로만 흘러가는 게 아닐까요?”

박윤경 편집국 사회부 기자 ygpark@hani.co.kr

타살 혐의점 없어..극단 선택 결론
추가 수색한 주거지에도 유서 없어
유족 상의하에 휴대폰 포렌식 검토

[서울=뉴시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측근인 당대표 비서실장 이모씨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2020.12.04. (사진=이 대표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측근인 당대표 비서실장 이모씨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2020.12.04. (사진=이 대표실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천민아 기자 = ‘옵티머스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소속 부실장 이모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파워사다리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서초경찰서는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지난 3일 변사체로 발견된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보고 부검은 따로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신은 유족에게 인계됐다.

사건 현장에서는 휴대폰과 수첩, 지갑 등이 발견됐으나 유서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추가수색된 주거지에서도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씨의 극단 선택 계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유족과 상의 하에 휴대폰 포렌식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이씨 등 이 대표의 측근 2명을 서울중앙지검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일부 언론은 옵티머스 관련 회사인 트러스트올이 이 대표의 서울 종로구 사무소 복합기 사용 요금 76만원을 대납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 대표 측은 “복합기는 사무실 초기 필요에 의해 참모진의 지인을 통해 빌려 온 것”이라며 “복합기를 빌려준 당사자가 트러스트올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고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주민철)는 지난주 이씨를 처음 불러 조사한 뒤 지난 2일 두 번째로 소환했다. 첫 조사에서 이씨는 정상적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했으며, 두 번째 조사 과정에서도 진술을 거부하거나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등 특이사항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씨는 지난 2일 오후 6시30분께까지 조사를 진행한 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검찰청을 나섰다. 이씨는 변호인과 따로 저녁을 먹고 약속시간을 정해 검찰청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이씨는 돌아오지 않았으며 그 뒤로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가족들은 연락이 안된다며 112에 신고, 경찰은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꺼진 장소를 위치추적한 뒤 인근을 수색하다가 지난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후생관 인근에서 숨져 있는 이씨를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은 이씨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인권보호 수사규칙 위반 등 인권침해가 없었는지에 대한 진상조사를 전날 지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a@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2년 1월부터 연간 250만원까지 공제 후 20% 세율
올 1월 1일 816만원 사 2157만원 판 경우 ‘218만원’
사업자는 100만원 이상 거래시 수취인 정보 의무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2022년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세(양도세) 20%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차익에만 양도세를 부과하는 주식과 달리, 암호화폐는 250만원 이상의 차익에 세금을 부과한다. 이로인해 올해 1월 1일 비트코인 1개를 구매해 지난달 최고가격에 판 투자자는 2022년 기준으론 약 218만원을 세금으로 내야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2022년부터 250만원 초과 가상자산 소득에 20% 양도세가 부과된다.

정부안에 제시된 당초 과세 시기는 내년 10월 1일부터였지만, 기재위가 과세 시기를 3개월 늦춰 법안을 의결했다. 가상자산을 사고 팔아 얻는 기타소득은 1년 단위로 통산해 20% 세율로 분리 과세하고, 소득이 250만원 이하면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이 기준으로 올해 1월 1일 비트코인 1개를 816만원에 구입한 투자자가 얼마 전 2157만원인 최고가에 팔았을 경우, 시세차익 1341만원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1091만원의 20%인 218만원 가량이 세금으로 부과된다.

금융당국은 내년 3월부터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담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도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오는 14일까지 입법예고 중이다. 시행령에는 주요 가상자산사업자를 △가상자산 거래업자 △가상자산 보관관리업자 △가상자산 지갑서비스업자로 제한했다. 특히 이번 시행령은 가상자산의 투명한 거래를 위해 ‘실명계정’을 통한 금융거래를 의무화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앞으로 고객 예치금을 분리보관하고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하도록 했다.

특금법에서는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송신을 담당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전 관련 정보를 수취인에게 줘야 할 의무도 부과했다. 이에 시행령에서는 기준금액을 환산시 100만원 이상으로 정했고, 가상자산사업자끼리 거래하거나 가상자산사업자와 개인이 거래할 때로 한정했다. 정보수취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이 규제는 2022년 3월 25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빗썸)
올 들어 비트코인 가격 추이. (자료=빗썸)

양희동 (eastsun@edaily.co.kr)ⓒ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집은 투자재 아닌 소비재
전국민이 집으로 돈 벌려고 하는 것, 정상 아니다
집을 소유하는 대신 경험하는 구독 경제 도입해야

“나에게 집은 무엇일까”  ‘인터뷰 집’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했습니다.

투자 가치를 가지는 상품, 내가 살아가는 공간. 그 사이 어디쯤에서 헤매고 있을 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오를만한 아파트를 사는 것이 나쁜 건 아닙니다.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것도 죄악은 아니겠죠. 하지만 누구나 추구해야하는 절대선도 아닐 겁니다. 

기사를 통해 어떤 정답을 제시하려는 게 아닙니다. 누가 옳다 그르다 판단할 생각도 없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각자가 원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나누는 것이 목적입니다.홀짝게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내가 원하는 집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인터뷰는 나이, 직업, 학력, 지역 등에서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려합니다. 자신의 의견을 말씀하시고 싶은 분, 내 주변에 사람을 추천해주시고 싶으시다면 이메일로 연락주세요. 직접 찾아가 만나겠습니다. 

지난 5월 충북 제천은 인구소멸위험지역 단계에 진입했다. 대책 없이 그냥 두면 앞으로 30년 후 제천이 사라질 수 있단 뜻이다. 일부 지방 소도시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대도시로 꼽히는 부산 대구 울산 제주 등도 10년 후면 비슷한 형편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시·도별 장래 인구추계를 기반으로 지역별 소멸위험지수를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17개 시·도 중 12곳은 2029년까지 인구소멸위험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멸위험지역은 노인인구 100명당 가임기 여성수가 50명을 밑도는 것을 의미한다.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되며 벌어진 현상이다. 정부는 인구의 지방 분산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구독경제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집을 구매하지 않고 구독하는 것이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 공동화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일 만난 전 교수는 “어느 한 도시에 집을 사서 평생 살아가는 대신 다양한 지역에 집을 경험하며 사는 다거점 시대가 올 것”이라며 “집도 구독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지면 부동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도 구독하는 시대 올 것

그는 일본의 모습과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33년 일본 전체 주택의 30%가 빈 집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각한 문제다. 일본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어드레스(ADDress)란 회사는 한 달에 4만엔(약 41만원)만 내면 최대 2주까지 머물고 싶은 곳에 살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골의 빈집들을 매입 혹은 대여해 리모델링하고 구독자들에게 빌려주는 방식이다. 가구, 가전은 몰론 샴푸, 비누 등 생활용품까지 제공한다. 구독자들은 옷가지 등 개인 소지품만 들고와 지낼 수 있다. 

빈 집 문제가 해결되는 동시에 지방 소도시에 활력도 불어넣고 있다. 전 교수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서울 등 수도권 주민들이 한두달씩 지방 소도시에 내려가 생활하고 소비하면 지역 상권도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도 기대된다고 했다. 그는 서울에 살고 싶어하는 것은 그 밖의 지역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서라고 진단했다. “서울에서만 살던 사람들은 지방에서 사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살아보고 싶어도 2년씩 전월세 계약을 하고 내려가려면 망설이게 되죠. 이때 1~2주에서 길게는 1~2달씩 살아보는 주거 구독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을 겁니다.” 

도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구독서비스도 가능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일본의 호스텔라이프는 도심 호스텔 숙박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격이 비싼 도쿄 도심에 집을 얻을 수 없어 출퇴근에만 몇시간씩 시간을 보내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다.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1개월에 3만~5만엔(31만~52만원) 정도를 내면 도심에 있는 호스텔을 이용할 수있다. 

전 교수는 “여러 곳의 호스텔을 이용한다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에 주소도 옮길 수 있다”며 “추가 비용을 내면 숙박하지 않는 기간에도 택배, 짐 등을 보관해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도심 호텔을 1인 가구용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아쉽다고 했다. 전 교수는 “호텔은 취사가 어렵고 공간도 좁아 몇 년씩 살아갈 집으로는 부족함이 많다”며 “일본처럼 도심내 호텔을 활용한 구독 서비스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부동산 투기, 모두가 패배자 되는 길

그는 집을 투자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집은 투자재가 아니라 소비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집은 추억의 집합체”라며 “나와 가족, 주변사람들과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공간이지 투자 상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집을 투자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지금의 현실이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다. 전 교수는 “20~30대의 70%가 ‘집은 꼭 있어야 한다’고 하고 어느새 집이 없으면 루저(패배자)가 되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사회 구성원 전체가 집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상황이 정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온국민이 열패감을 느끼는 불행한 현실이 이어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전국민이 투자자가 되고 전국의 부동산이 투자 상품이 된 것 같다”며 “강남에 제일 좋은 집에 사는 사람, 즉 1등만 제외하고 모두 열패감을 느끼는 비정상적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30~40대 젊은이들이 영끌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절박한 마음을 이해한다”면서도 내 인생의 척도를 집 말고 다른 것으로 삼아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인생에 진짜 중요한 것은 가족, 건강, 행복 같은 것들”이라며 “사서(buy) 돈이 될 만한 집 대신 살아서(live) 행복해질 곳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전망이 좋은 집에 살고 싶다고 했다.  은퇴 후에는 전국을 다니며 살아보는 것이 로망이다. 전 교수는 “강아지를 키울 수 있는 정원, 멀리서라도 강이나 산이 보이는 조망을 갖춘 집에 살고 싶다”며 “어느 지역을 좋아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곳을 경험한 후 고르고 싶다”고 했다. 그는 “그때쯤이면 집 구독이 일상화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집에 꼭 갖추고 싶은 구성품으로 가족을 가장 먼저 꼽았다. ‘가족과의 추억을 만드는 곳’이 집이라는 그에게 어울리는 설명이었다. 그는 “긴 책상과 노트북도 있으면 좋겠다”며 “가족과 함께 지내며 좋아하는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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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지난달 서울의 한 유치원 교사가 교사와 원아 급식에 모기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들어 있는 액체를 넣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서울 금천구의 한 공립유치원 교사 A씨가 세 차례에 걸쳐 교사와 아이들의 급식통에 정체불명의 액체를 넣는 모습이 내부 CCTV에 포착됐다. 지난달 13일에는 동료 교사의 보온병에 액체를 넣는 장면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유치원의 한 학부모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열린교육감실’ 홈페이지에 시민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지난 2일 ‘병설유치원 6세 급식 이물질 투여사건. 철저하게 수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교육감님께서도 개교식에 참석하셨던 바로 그 유치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저희 유치원에서는 현재 박모 교사의 아동학대에 대해 수사 중에 있다”며 “해당 교사는 약통에 알 수 없는 이물질을 11월 11일 수요일 6세반 아이들 국에 넣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었다. 해당 교사는 또한 다른 교사들에게도 같은 행동을 한 행위가 여러 번 포착되었다. 현재 11월 11일 해당급식을 먹은 6세 아이들의 학부모는 물론이고, 5세와 7세 또한 분노와 초조한 마음으로 이물질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엽기적인 행동이다. 이것은 명백한 아동학대 행위이며 유해물질 결과와는 상관없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해온 교사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행위를 저질렀을지를 생각하면 저희 부모들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해당 교사의 범죄 대상은 5·6·7세다. 세상의 발걸음을 처음 내디딘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는 불신과 상처를 먼저 배우게 되었다”라며 “국공립 기관에서 일어난 이 엽기적인 사건을 겪은 저희 학부모들은 이제 앞으로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교육기관에 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그는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며 “범죄 대상이 아이들 입니다. 아무런 죄가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끔찍한 행동을 한 그 교사를 저희 학부모들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 몸과 마음을 짓밟은 이 사건을 빨리 수사해주시고 투명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5일 오전 8시 현재 3029명의 동의를 얻었다.

사진=조희연의 열린교육감실 홈페이지
사진=조희연의 열린교육감실 홈페이지

이 가운데 경찰이 지난달 16일 유치원 교무실의 A씨 책상에서 확보한 약통 8개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통해 분석한 결과, 약통 속 액체 성분에서 모기 기피제와 계면활성제 성분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세제나 농약에 쓰이는 계면활성제는 기름과 물이 잘 섞이게 해주는 물질이다. 그러나 2012년 국내 연구진은 티스푼 1개 정도 양의 계면활성제를 먹으면 47%가 저혈압 증상을 보였고 의식 소실과 호흡부전, 신장기능손상, 부정맥 등 심각한 합병증까지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세제나 비누 등 생활용품에 사용하는 계면활성제는 농약이나 산업용 세척제에 쓰이는 것에 비하면 안전하지만 되도록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고무장갑을 끼고, 고농도로 쓰기보다 물에 충분히 희석해 쓰는 것이 좋다고 연구진은 권고했다.

교사 A씨는 그동안 액체에 대해 물이었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A씨의 주장과 다른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학부모들은 충격에 빠졌다.

경찰은 A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조사받기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유치원 CCTV 1년 치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또 A씨가 준 초콜릿을 먹은 아이가 맛이 이상해 뱉었다는 학부모 진술도 확보해 A씨의 추가 범행을 수사하고 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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