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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 영상 분석 등 통해 봉쇄 영향 정량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위성 '아우라'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던 올해 2월 27일 한반도 이산화질소 농도를 측정해 지도에 표시했다(왼쪽). 붉은 색일수록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다는 뜻이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같은 날 평균(오른쪽)에 비해 이산화질소 농도는 5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지구관측위성 ‘아우라’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대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던 올해 2월 27일 한반도 이산화질소 농도를 측정해 지도에 표시했다(왼쪽). 붉은 색일수록 이산화질소 농도가 높다는 뜻이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같은 날 평균(오른쪽)에 비해 이산화질소 농도는 57%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NASA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간뿐 아니라 지구 환경도 바꿔놓고 있다. 올해 3월 유럽우주국(ESA) 대기관측위성 ‘센티넬-5’과 미국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위성 ‘아우라’의 오존관측장비(OMI)는 올해 2월 중국 내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동안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전년보다 30% 감소한 걸 확인했다.파워볼게임

인공위성이 촬영한 정보를 보면 한국도 코로나19로 대기오염이 줄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안나 조이너 NASA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연구원팀이 아우라 위성이 수집한 오존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서울 지역은 대구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던 올해 2월 18일 이후 7월 10일까지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과거 5년간 같은 기간 평균보다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최근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지구 환경을 살펴보는 수단으로 인공위성을 택하고 있다. NASA는 코로나19가 대기오염부터 수질, 생태계 등 지구의 다양한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하는 ‘지구과학긴급대응연구(RRNES)’ 8개를 지원한다고 이달 4일 밝혔다. 조이너 연구원팀 외에도 올해 4월부터 지금까지 17개 팀이 RRNES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구 대기에 영향을 주던 비행기도 코로나19로 사라졌다. 독일항공우주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16일 유럽 상공의 비행운은 지난해 같은 날 대비 90% 줄어들었다. 윌리엄 스미스 NASA 랭글리연구소 연구원팀은 비행운이 지구온난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RRNES를 시작했다. 비행운이 줄어들면서 지구 복사열에 미친 영향을 정량화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비행기가 멈춘 공항 주변 대기 질을 조사해 공항의 오염 영향을 파악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인간의 움직임 또한 빠르게 변했다. NASA의 차세대 관측위성(GOES)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올해 1월과 4월 사이 유독 빛의 양이 달라진 지점을 발견했다. 캘리포니아대 병원이 3월 이후 밝게 빛나기 시작하면서 4월에는 주변에서 가장 밝은 광원이 된 것이다. RRNES는 야간 조명 데이터를 이용해 코로나19가 미친 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차량 수천 대가 멈춰선 주차장이 얼마나 뜨거워졌는지도 위성으로 찾아내고 있다.

윤상호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원은 RRNES의 지원을 받아 밤에도 지상을 관찰할 수 있는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이 찍은 주차장과 고속도로 위 자동차 배치, 건설 현장의 변화 등이 코로나19와 어떻게 맞물렸는지 조사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봉쇄로 인한 활동 감소와 재개 결정에 따른 증가 등 변화를 정량화한 도시 지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 어느 곳이 코로나19에 약할지를 찾기도 한다. 이희교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연구원은 율리아 겔 미국 텍사스대 수리과학부 교수팀과 날씨와 대기 질이 코로나19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를 RRNES에서 이번에 지원받았다. 겔 교수팀은 NASA의 아우라 위성과 아쿠아 위성, 테라 위성이 제공하는 전 지구 온도와 습도 지도를 모기가 옮기는 지카바이러스 확산과 연결한 연구결과를 올해 5월 국제학술지 ‘환경계량학’에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겔 교수와 온도와 습도 뿐 아니라 인구밀도, 도시화 비율, 빈부격차 지수 등을 특정 모두 대입하고 그 패턴을 분석해 인공지능(AI)으로 코로나19 확산세와 연결짓는 지도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 미세먼지가 코로나19 증상을 악화시키는지도 분석 중이다. 하버드대 생물통계학부 연구팀은 올해 4월 미국 3000개 지역을 분석해 미세먼지가 많은 곳일수록 코로나19 사망률이 높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 통계를 모아 제공하는 존스홉킨스대의 벤 자이칙 교수팀도 기상 정보와 코로나19 연관성을 조사해 코로나 통계와 함께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자이칙 교수는 “날씨와 코로나19 사이 연관성을 발견하면 다시 발생할 두 번째 파도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일부 영역 전문의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

의료AI 전문기업 뷰노 연구진들이 인공지능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다. 뷰노 제공.
의료AI 전문기업 뷰노 연구진들이 인공지능 솔루션을 연구하고 있다. 뷰노 제공.

올해 초 구글의 헬스케어 연구 조직인 구글헬스는 자체 개발한 유방암 진단 인공지능(AI)의 진단 정확도가 방사선 전문의를 앞섰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바둑 AI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가 참여한 연구다. 미국 여성 3097명과 영국 여성 2만5856명의 유방암 진단 영상을 학습한 AI는 암 환자를 음성으로 판단한 오진 비율이 전문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엔트리파워볼

국내 첫 의료AI 스타트업으로 지난 2013년 설립된 ‘루닛’은 이달 1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연구소가 진행한 유방암 진단 AI 비교 연구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유방암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민감도 지표가 81.9%로 의사들의 77.4%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다른 국내 스타트업인 뷰노는 자체 개발한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AI가 지난달부터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몇 년 전만 해도 의료 영상으로 암을 판단하는 의료진을 보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됐던 의료 AI가 인간 의사를 능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루닛 등 국내 의료AI 스타트업이 있다. 변방에 머물렀던 의료AI가 진단을 중심으로 의료 현장 전면에 나서며 의료 패러다임 전환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방암 영상 분석에 사용된 '루닛 인사이트 MMG' 데모 스크린샷이다. 루닛 제공.
유방암 영상 분석에 사용된 ‘루닛 인사이트 MMG’ 데모 스크린샷이다. 루닛 제공.

●인간의사 뛰어넘은 루닛…AI와 전문의 진단 결합하면 정확도 더 높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세계적인 의학 학술지 ‘미국의학협회지 종양학(JAMA Oncology)’ 온라인판에는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연구소가 진행한 3개의 유방암 진단 AI 비교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루닛의 AI를 포함한 3개의 AI 알고리즘을 외부 평가를 통해 수행한 결과다. 파워볼

연구소는 모두 3개의 AI에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스웨덴 유방암 검진자의 유방 엑스선 사진 데이터 8805개를 제공하고 병을 판독하게 했다. 루닛의 알고리즘은 유방암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민감도’에서 81.9%로 나타나 각각 67%와 67.4%를 보인 다른 2개의 알고리즘을 크게 앞섰다. 이는 전문의들의 1차 판독 결과인 77.4%보다 높고 2차 판독 결과인 80.1%보다도 높았다. 

정확도가 가장 높은 경우는 루닛의 AI 알고리즘과 전문의의 1차 판독 결과를 결합했을 때다. 이 경우 유방암 판독 정확도는 88.6%로 전문의들이 AI 도움 없이 두 차례 판독한 정확도 86.8%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를 주도한 카롤린스카연구소의 프레드릭 스트랜드 박사는 “AI 알고리즘이 유방암 영상 진단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한 의미있는 연구”라며 “향후 임상에서 AI가 독립적인 판독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의료현장에 투입되는 AI…코로나19에도 도움

의료AI의 성능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속속 나오면서 AI의 의료 현장 도입은 속도를 내고 있다. 루닛과 함께 국내 1세대 의료AI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뷰노는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보조 솔루션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국내 대형병원인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 제공했다. 6월 말부터 도입된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는 수검자들의 흉부 영상 촬영 검사에 활용되고 있다.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의 실제 영상이다. 결절과 기흉, 경화 등 5종의 흉부 이상 소견을 판단할 수 있다. 뷰노 제공.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의 실제 영상이다. 결절과 기흉, 경화 등 5종의 흉부 이상 소견을 판단할 수 있다. 뷰노 제공.

흉부 영상 촬영은 건강검진에서 가장 빈도가 높은 검사 중 하나다. 서울아산병원은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통해 흉부 촬영 영상에서 증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먼저 판독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결절과 경화, 기흉 등 5종의 흉부 이상 소견에 대한 우수한 민감도를 입증해 2019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김현준 뷰노 대표는 “의료진의 영상 판독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여 보다 정확한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AI 전문기업 코어라인소프트는 2017년부터 국립암센터 주관으로 진행된 폐암검진 시범사업의 영상판독 진단 시스템을 구축했다. 30년 이상 흡연한 검진 희망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진단 결과 시범사업 전에 비해 조기 진단율 3배를 넘기자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이를 활용한 국가폐암검진사업을 시작했다. 

●코로나19 검진에도 AI 속속 도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분석과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에도 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루닛은 폐 진단 보조 AI 소프트웨어 ‘루닛 인사이트 CXR’이 코로나19 검출과 의심환자 선별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이달 9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연구팀은 올해 1월 31일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거나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 전원을 대상으로 루닛 인사이트 CXR을 이용해 영상판독을 시행했다.

왼쪽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과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그리고 AI의 분석 영상이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인공지능이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수초 내로 분석해 각 질환의 의심 부위와 의심 정도를 생삭 등으로 자동 표기한다. 환자의 양쪽 폐에 존재하는 병변을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다. 루닛 제공.
왼쪽부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과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그리고 AI의 분석 영상이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인공지능이 환자의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수초 내로 분석해 각 질환의 의심 부위와 의심 정도를 생삭 등으로 자동 표기한다. 환자의 양쪽 폐에 존재하는 병변을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다. 루닛 제공.

일반적인 코로나19 검사법인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결과와 비교한 결과에서 루닛 인사이트 CXR은 폐렴을 동반한 코로나19 양성 환자의 81.5%를 정확히 찾아냈다. RT-PCR 검사에 비해 진단 결과를 받는 소요시간도 10분의 1로 줄였다. 

AI신약개발 전문기업 신테카바이오는 기존 약물을 탐색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물 후보 30종을 찾아낸 뒤 세포실험을 거쳐 지금까지 총 3개의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다른 감염병이 출현할 수 있는 상황에서 AI를 이용해 신속히 후보 치료 약물을 찾아내 약물 재창출 신약을 만드는 기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모든 팬을 위한 삼성 갤럭시 언팩’ 내세운 3번째 언팩
총 6가지 색상의 ‘저가형 갤럭시S20’ 23일 공개

삼성전자가 '모든 팬들을 위한 삼성 갤럭시 언팩'(Samsung Galaxy Unpacked for Every Fan)이라는 주제로 오는 23일 올해 하반기 세번째 온라인 언팩을 연다.(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삼성전자가 ‘모든 팬들을 위한 삼성 갤럭시 언팩'(Samsung Galaxy Unpacked for Every Fan)이라는 주제로 오는 23일 올해 하반기 세번째 온라인 언팩을 연다.(삼성전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삼성전자가 ‘모든 팬들을 위한 삼성 갤럭시 언팩'(Samsung Galaxy Unpacked for Every Fan)이라는 주제로 오는 23일 오후 11시에 올해 하반기 세번째 온라인 언팩을 연다. 이번 언팩에서는 ‘갤럭시S20 팬에디션(FE)’이 정식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오전 삼성전자는 이번 언팩의 초대장을 언론 및 파트너사들에게 배포했다. 이번 초대장에는 Δ네이비 Δ라벤더 Δ민트 Δ화이트 Δ오렌지 Δ레드 총 6가지의 색상이 ‘A’의 자리에 위치해있다.

이 6가지 색상은 곧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여겨진 갤럭시S20 FE의 색상이다. 이에 갤럭시S20 시리즈의 저가형 모델인 갤럭시S20 FE가 이번 언팩 때 공개될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 및 해외 IT 인플루언서 등을 통해 유출된 갤럭시S20 FE의 사양은 Δ16.5㎝(6.5인치)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Δ120헤르츠(㎐) 주사율 Δ퀄컴 스냅드래곤865 또는 삼성 엑시노스990 모바일 프로세서(AP) Δ6·8기가바이트(GB) 램 Δ128GB 저장용량 Δ4500밀리암페아(mAh) 배터리 Δ무선 충전 기능 등으로 알려졌다.

카메라는 Δ1200만화소 광각카메라 Δ1200만화소 초광각카메라 Δ3배 광학줌을 지원하는 800만화소 망원카메라가 후면에 배치되고, 3200만화소 전면 카메라가 펀치홀로 전면부에 들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 캐나다 홈페이지를 통해 잠깐 공개됐다 내려간 갤럭시S20 FE의 가격은 1148캐나다달러(약 104만원)이었다. 세금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출고가는 100만원 미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행사는 삼성전자가 혁신적이고 더 나은 모바일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피드백을 주고 있는 전세계 갤럭시 팬들을 위한 행사”라며 “팬들을 위해 기획된 새로운 갤럭시 스마트폰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월6일 하반기 1차 온라인 언팩을 통해 Δ갤럭시노트20 시리즈 Δ갤럭시버즈 라이브 Δ갤럭시워치3 Δ갤럭시탭S7 Δ갤럭시Z폴드2를 공개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갤럭시Z폴드2의 상세사양을 정식 공개했다.

이번 3차 온라인 언팩 역시 지난 언팩과 동일하게 삼성전자 뉴스룸 및 삼성전자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중계된다.

Kris@news1.kr

재고 쌓으려 막판까지 ‘부품 사재기’..내년 이후엔 본격 생존 위기
틱톡·위챗 사용금지 가능성도..얻어맞기만 하던 중국 맞대응하나

미국, 중국 화웨이 제재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미국, 중국 화웨이 제재 (PG) [김민아 제작] 일러스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오는 15일부터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기업인 화웨이가 ‘고통의 시간’을 맞는다.

미국의 전면적인 반도체 제재가 이날부로 정식 발효되면서 화웨이가 반도체 부품을 새로 구매할 수 없게 된 것이다.

◇ 초읽기 들어간 초유의 ‘반도체 제재’

지난달 발표된 미국 상무부의 공고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미국 회사의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반도체 기업은 미국 상무부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만 화웨이에 제품을 댈 수 있다.

미국의 승인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가 당분간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향후 화웨이는 이동통신 기지국, 서버,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추가로 조달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사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화웨이 스마트폰과 반도체 부품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웨이 스마트폰과 반도체 부품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문제가 풀릴 때까지 최대한 비축한 재고 부품으로 버틴다는 계획이다.

재고 부품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려고 화웨이는 최근 협력 업체들에 15일까지 최대한 많은 반도체 부품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 협력 업체들이 미국의 제재 발효 전에 납품하기 위해 밤낮으로 반도체 부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화웨이가 5G 스마트폰 칩, 와이파이 칩, 이미지 구동 칩 등을 적극적으로 비축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TSMC, 미디어텍, 소니 등 대만과 일본 반도체 부품 공급 업체들 외에도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제품을 제조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도 15일부터는 미국 정부의 사전 허가 없이는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게 됐다.

중국 기술 전문 매체 지웨이왕(集微網)은 14일 영국 시장조사 업체인 옴디아 자료를 인용해 미국 정부의 강화된 화웨이 제재로 한국, 일본, 대만의 협력 업체들의 영향을 받는 매출 규모가 294억 달러(약 34조8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각종 부품 재고를 쌓기 시작한 화웨이가 최대 2년 치의 핵심 반도체 부품을 비축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다만 내년 초면 많은 비축 부품이 동나면서 화웨이가 더는 새 제품을 만들지 못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앞서 보도하기도 했다.

또 화웨이가 일정 기간 생존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다른 회사들처럼 새로 시장에 나오는 첨단 제품을 쓸 수 없게 돼 시장 경쟁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화웨이가 선두권을 달리고 있는 세계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화웨이와 중국 정부는 내심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완화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국 조야에서 미래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5G 인프라 구축을 화웨이가 주도하는 중국에 내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화웨이를 대상으로 한 고강도 제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반도체 부품 재고가 떨어질 때까지 미국의 반도체 전면 제재가 이어진다면 화웨이의 주요 생산 시설이 멈춰서면서 존폐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 틱톡·위챗도 ‘뜨거운 감자’…”중국 기업 권리 보호 조치할 것”

트럼프, 중국 틱톡 · 위챗 퇴출 압박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트럼프, 중국 틱톡 · 위챗 퇴출 압박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화웨이 제재 문제를 제외해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틱톡과 위챗이라는 뜨거운 문제가 더 남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 안보 명분을 내세워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오는 15일까지 미국 회사에 팔도록 요구하면서 만일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오라클 주도 컨소시엄을 틱톡 미국 사업 인수 협상자로 선정했다는 외신 보도가 13일(현지시간) 나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수출 통제 요구 때문에 바이트댄스가 서비스를 구성하는 핵심 알고리즘을 빼고 틱톡 미국 사업권을 넘기겠다는 요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이런 거래 협상을 승인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시한 연장은 없다”며 “틱톡은 폐쇄되거나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협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기한 만료’를 이유로 들어 틱톡의 미국 내 운영을 중시시키는 행정명령을 실제로 행동에 옮길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11억 이상의 중국인이 이용 중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제재도 사안의 성격상 폭발력이 상당히 큰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현시지간) 틱톡과 함께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과 관련된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틱톡과 달리 위챗의 미국 사용자 수는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미국 회사인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위챗이 사라지면 중국의 많은 아이폰 이용자들이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위챗을 쓰지 못하게 되는 등 범중화권 IT 생태계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미국의 제재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제재의 ‘고통’도 깊어지면서 그간 사실상 이렇다 할 맞대응을 하지 못했던 중국이 강경 방향으로 태도를 선회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현재로선 미국이 걸어오는 거친 싸움에 휘말리지 말고 11월 대선 결과를 우선 차분히 바라보자는 기류가 강하다는 평가가 많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국가 안보를 핑계로 국가 역량을 남용해 해외 기업을 아무 이유 없이 탄압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상황을 지켜보다가 중국 기업의 권익과 권리를 보호할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가 15부터 발효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가 15부터 발효되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거래 승인 요청…”여파 길지는 않을 것”

[더팩트|이민주 기자] 중국 IT 기업 화웨이(HUAWEI)에 대한 미국 정부의 추가 제재 발효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내일(15일)부터 미국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사용해 생산된 물품을 화웨이와 자회사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 상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자회사는 153곳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주요 기업의 대 화웨이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들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미국 기술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은 이날부터 화웨이에 패널 공급을 중단한다.

업계는 이번 제재로 인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화웨이와 거래를 이어가기 위해 대 화웨이 거래 승인을 요청한 업체는 14일 기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수출 허가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추산 삼성전자 화웨이 매출은 한 자릿수 후반(7조 원대)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전체 매출 10%(3조 원대)가량이 화웨이 거래분이다.

다만 여파가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국내 업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제조사에 영향을 미치고,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제재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업계는 이번 제재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고객사 다변화 등으로 제재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더팩트 DB
업계는 이번 제재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면서도 고객사 다변화 등으로 제재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더팩트 DB

실제 앞서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 8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이후 화웨이로부터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업체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통신장비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최근 파운드리에서 IBM, 엔비디아, 퀄컴 등으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오면서 실적을 방어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가운데 화웨이의 부재를 발판 삼아 스마트폰, 5G 통신장비 분야에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국내 기업 매출 중 화웨이 분이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본다. 화웨이는 주로 중국 업체에서 생산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아일랜드 통신 그룹 ‘에어(Eir)는 지난 11일 미국 정부 제재에도 화웨이 통신 장비를 계속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캐릴런 레논 에어 최고 경영자는 미국 경제 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에어는 화웨이의 보안에 자신하며, 통신사는 유럽연합(EU) 권고에 따라 통신망 일부에서 화웨이 장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는 현재 5G 코어망은 에릭슨, 무선 액세스망은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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