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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샤댐 160m 넘는 수위 유지 ..최고 수위 15m만 남겨둬

[이창=신화/뉴시스] 19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있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인 싼샤(三峽)댐에서 물이 방류되고 있다. 2020.07.20
[이창=신화/뉴시스] 19일 중국 후베이성 이창에 있는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인 싼샤(三峽)댐에서 물이 방류되고 있다. 2020.07.20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 창장에서 발생한 ‘2020년 2호 홍수’가 소멸되기도 전에 3호 홍수가 형성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동행복권파워볼

24일 후베이르바오(湖北日報) 등은 2호 홍수는 후베이성에 가까워지고 있고, 상류에서 지속되는 집중호우로 3호 홍수가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창장 중상류 지점에 설치된 세계 최대 수력발전댐인 싼샤(三峽)댐은 여전히 160m가 넘는 높은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23일 오후 8시(현지시간) 기준 싼샤댐 수위는 160.15m다. 이는 홍수 제한수위인 145m를 15m 초과한 것이자, 최고 수위인 175m를 약 15m 남겨둔 규모다.

싼샤댐 유입 유량은 초속 3만3000㎥이고, 유출 유량은 4만3300㎥다.

후베이성 젠리현에서 장시성 주장시까지 창장의 수위는 모두 경계 수준을 넘겼다.

유입 유량이 늘어남에 따라 당국은 싼샤댐 방류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하류 지역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한편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최악의 수해가 발생해 지난달부터 142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이재민 수가 4500만명을 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2일 응급관리부는 “지난 6월1일부터 27개 성(省)급 지역에서 4552만3000명에 달하는 수재민이 발생했고, 142명이 죽거나 실종됐다”고 밝혔다.

홍수, 산사태 등으로 가옥 3만5000여 채가 무너졌고, 직접적인 재산 피해도 1160억5000만위안(약 19조 8364억원)에 달한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3일 폭우가 쏟아진 울산에서 하천 인근을 지나다 차량이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된 50대 운전자가 24일 숨진 채 발견됐다.

하천 급류에 휩쓸린 차량…운전자 숨져 (울산=연합뉴스) 23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명산리 위양천 하류 연산교 부근을 지나던 차량이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된 50대 운전자가 24일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대가 사망자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0.7.24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ongtae@yna.co.kr
하천 급류에 휩쓸린 차량…운전자 숨져 (울산=연합뉴스) 23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명산리 위양천 하류 연산교 부근을 지나던 차량이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된 50대 운전자가 24일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대가 사망자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0.7.24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ongtae@yna.co.kr

울산소방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실종된 A(59)씨의 시신을 이날 오전 7시 28분께 주민이 발견해 신고했다.동행복권파워볼

A씨는 전날 오후 10시 46분께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명산리 위양천 하류 연산교 부근을 지나다 변을 당했다.

당시 A씨와 A씨의 동생은 인근 공장에서 일을 마친 후 각자 차를 타고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연산교 부근을 지나던 중 하천물이 넘치면서 앞서가던 A씨의 동생의 차가 급류에 휩쓸렸고, 동생은 차가 떠내려가기 전에 가까스로 탈출했다.

그러나 뒤따라오던 A씨는 내리지 못하고 차량과 함께 떠내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동생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지점과 실종자의 집 주변 등을 수색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도 했으나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경찰은 24일 아침 드론까지 동원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A씨는 결국 실종 약 9시간 만에 사고 지점에서 약 250m 떨어진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울산에는 23일 108.5㎜의 비가 내렸고, 특히 사고 지점과 가까운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는 186㎜의 폭우가 쏟아졌다.

하천 급류에 휩쓸린 차량…운전자 숨져 (울산=연합뉴스) 23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명산리 위양천 하류 연산교 부근을 지나던 차량이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된 50대 운전자가 24일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대가 사망자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0.7.24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ongtae@yna.co.kr
하천 급류에 휩쓸린 차량…운전자 숨져 (울산=연합뉴스) 23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명산리 위양천 하류 연산교 부근을 지나던 차량이 급류에 휩쓸리며 실종된 50대 운전자가 24일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대가 사망자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2020.7.24 [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ongtae@yna.co.kr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A씨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2차 가해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A씨를 공격하는 논리는 4년여에 걸쳐 비서실에 근무하다 최근 사건을 신고한 것에 대한 의도를 문제삼는 것과 A씨 측이 증거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많다. 이들 주장에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부분이 상당수 발견된다. 최근에는 피해자의 변호인이나 지원단체에 대한 비난, 나아가 해당 사건이 여권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적 음모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동행복권파워볼

인터넷상 2차 가해 발언에 대해 A씨 측 김재련 변호사는 23일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람들은 보고 싶은 만큼만 본다. 그래서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고로 사람을 죽였다”

페이스북 '임은정 검사를 지지 하는 모임' 토론 페이지에 올라온 글.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 ‘임은정 검사를 지지 하는 모임’ 토론 페이지에 올라온 글. 페이스북 캡처.

친여권 성향의 페이스북 페이지 ‘임은정 검사를 지지하는 모임’에는 최근 “장례를 치르는 날 노랑머리(김재련 변호사)와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난리를 부렸다”며 “시장실에 침대가 없다는데 어디서 낮잠을 깨웠느냐. 음란 문자와 속옷(증거)을 내놓으라”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무고로 사람을 죽였다’, ‘조직화된 정치 이슈 부각 냄새가 난다. 공작이다’ 등 댓글 80여개가 달렸다.

“비서 하라고 요구한 것도 성추행인가”라는 글도 올랐다. 작성자는 “말단 공무원이라도 ‘비서직을 거부합니다’라고 강력히 요청할 권리는 있다”며 “자기 권리는 스스로 찾는 결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7월 A씨가 비서실로 처음 차출될 당시 이의제기를 하지 못한 건 A씨 탓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A씨는 비서로 근무한 4년 동안 매 반기 인사이동 시기마다 부서 이동을 요청했고 상사와 인사담당자 등에게 고충을 호소해왔다고 한다. 서울시 담당직원들이 내놓은 반응은 “예뻐서 그랬겠지” “인사이동은 시장에게 직접 허락을 받아라” 등이었다는 게 피해자 지원단체의 주장이다.


“여자가 추행이라면 추행인가”

사진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페이스북.
사진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페이스북.

피해자 대리인과 지원단체에 대한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장영승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들은 시장님께 사과할 여유뿐만 아니라 삶을 정리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과연 시장님이 사과하지 않으셨을까”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소인에게 죄송스러움과 미안함을 전한다”면서도 “감히 조언한다면 우선 대리인을 내치시라”고 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서울시의 출연기관이다.

앞서 22일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통의 경우 피해 증거를 숨기는 피해자를 나는 본 적이 없다”며 “증거가 없으면 범죄를 저질렀다고 확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박원순을 성추행 범죄자로 취급하는 행위를 멈추기 바란다”고 썼다. 이 외에도 YTN 라디오 진행자인 이동형 작가와 박지희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여자가 추행이라고 주장하면 다 추행이 되는지 따져봐야 하는데 무슨 말만 하면 2차 가해라 한다”, “4년 동안 뭘 하다가 이제 와서 세상에 나서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등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피해 내용 말하면 말하는 대로 공격”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와 변호인 지원단체 흠집 내기는 피해자의 입을 막고 진실을 부정하고, 피고소인과 관련자를 비호하려는 것”이라는 게 피해자 지원단체의 항변이다. 이들 단체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30년간 2차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보며 수많은 여성시민도 분노와 좌절을 느낀다. 본 단체가 피해자를 지원하는 건 여성들이 대상화, 도구화되는 걸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증거가 빈약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며 “피해자가 구체적 피해를 말하면 그것을 이유로, 내용을 제시하지 않으면 또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를 공격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책임 전가이자 2차 가해”라고 반박했다. 이들 단체는 ‘피해자를 색출하겠다’고 한 인사에 대한 관련 자료도 수사기관에 제출한 상태다.


“인생 포기할만한 고통…허위 고소 실익 없어”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 뉴스1.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 뉴스1.

여성·법률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 등에 비춰볼 때 피해자가 겪을 고통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변호사는 “유명인이나 상당한 지위에 있는 사람을 상대로 한 고소는 자신의 인생을 포기해야 할 만큼 악영향을 감내해야 하는 일”이라며 “과거 안희정 전 충남시자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역시 온갖 악플과 협박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안 전 지사 사건 피해자인 김지은씨는 자신의 신상과 증거를 공개했다가 큰 후유증을 감내해야 했다. 그는 저서 『김지은입니다』를 통해 “꼭 이름에, 얼굴까지 드러내놓고 이야기해야만 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미투 이후 나의 일상은 산산이 조각났고 파괴됐다”고 적었다.

장미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가해자가 실형을 받기까지 신상털이 등 긴 과정을 혼자 견디고 싸워야 한다”며 “그 모든 고난을 혼자 견뎌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대, 지지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명숙 변호사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목소리를 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증거를 내놔라’, ‘가해자가 억울하다’고 함부로 얘기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교도통신 보도..외무성 간부 “공평·중립성에 대한 우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자 8인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자 8인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도전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아프리카 출신 후보를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WTO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이들 가운데 나이지리아 또는 케냐 출신자 중 한쪽으로 좁혀 지지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WTO 사무총장 선출 경쟁에는 유 본부장 외에 나이지리아에서 외무·재무장관을 지낸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케냐 문화부 장관을 지낸 아미나 모하메드 전 WTO 총회 의장 등 8명이 출마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도전하고 있는 주요 후보들. 왼쪽부터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나이지리아),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몰도바), 아미나 모하메드(케냐), 하미드 맘두(이집트), 유명희(한국), 헤수스 세아데(멕시코). jsmoon@yna.co.kr
(워싱턴 AFP=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도전하고 있는 주요 후보들. 왼쪽부터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나이지리아),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몰도바), 아미나 모하메드(케냐), 하미드 맘두(이집트), 유명희(한국), 헤수스 세아데(멕시코). jsmoon@yna.co.kr

일본은 이 가운데 오콘조-이웰라와 모하메드가 둘 다 각료를 지냈고 풍부한 국제 실무 경험이 있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유 본부장에 관해 “공평·중립성이 담보될지에 대한 불안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으며 그가 나이지리아나 케냐 후보만큼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교도는 전했다.

일본 총리관저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김지은의 ‘삶도’ 인터뷰] <55>성폭력 생존자 김지은

“살려고 택한 미투는 또 다른 의미의 죽음”

이달 초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조화를 보낸 걸 비롯해 여권 주요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조의를 표해 논란이 일었다. 김지은씨는 당시 상황을 접하고 “여전한 권력의 카르텔에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ㆍJtbc ‘뉴스룸’ 화면 캡처
이달 초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 조화를 보낸 걸 비롯해 여권 주요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조의를 표해 논란이 일었다. 김지은씨는 당시 상황을 접하고 “여전한 권력의 카르텔에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ㆍJtbc ‘뉴스룸’ 화면 캡처

‘조배죽’

김지은(35)씨가 올해 2월 낸 책 ‘김지은입니다’에 나오는 단어다. ‘안희정 조직’의 단골 건배사였다. ‘조직을 배신하면 죽는다’는 뜻이다. 회식 자리에서도 충성을 외치는 전근대적인 상하수직 문화의 일단이다. 그러니 ‘미투’란 곧 ‘조배죽’의 대상이 된다는 의미였다.

책에는 그가 수행비서로서 수행해야 했던 비상식적인 임무들도 기록돼있다. 지사가 신기 편한 각도로 구두를 놓아두어야 하는 건 약과다. 지사 지인의 김장용 고춧가루를 구해다 주고, 밥을 먹다가도 지사의 부인이 좋아하는 빵집에 가서 빵을 사왔다. 심지어 사비로 감당해야 했다. 평소 ‘슈트발’이 안 선다며 옷 주머니에 아무것도 넣지 않는 지사의 취향 탓에 모든 소지품을 대신 지니고 다녀야 한 건 또 어떤가.

-‘김지은입니다’에 보면 현역 단체장의 수행비서로 이행했던 충격적인 일들이 나와요. 그런 관계 문화에 비춰 비서가 피해를 입은 즉시 미투를 한다는 게 과연 가능할까요.

“상사에게 폭력과 폭언을 당했다고 남자들이 바로 회사를 관두지 않아요. 그런데 다들 성폭력은 다르다고 말해요. 제게 노동은 생존 그 자체였어요. 많을 땐 한 주에 140시간, 통상적으로는 130시간을 근무했어요. 새벽 출근과 잦은 야근, 그리고 노동자로서 부당하게 느꼈던 업무 지시를 이행했던 것조차 모두 생존을 유지하기 위함이었어요. 그런데 미투를 하면 결국 저의 노동은 사라져버려요. 제가 지키고 싶은 저의 전부인 ‘노동자 김지은’으로서의 삶을 걸고 미투를 해야만 했어요. 살기 위해 저는 또 다른 의미의 죽음을 선택해야 한 거죠. 그 분야에서 쌓아온 저의 미래도 함께 버려야만 했어요.”

-‘또 다른 의미의 죽음’이라는 표현에서 미투로 짊어지게 될 압박과 부담, 바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돼요. 미투 이전에 짐작했던 것보다 실제 미투 이후의 상황이 더 위협적이었나요.

“고소를 결심하고도 현실과 이상 사이에 망설였어요. 대적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아무것도 아닌 직원이었고, 가해자는 차기 유력 대선주자였으니까요. 그런 대상을 향해 미투를 한다는 것은 한 개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정치적 지위와 그가 관계 맺은 수많은 권력자들에게 맞서는 일이에요. 힘겨울 거라 예상은 했어요. 하지만 이토록 길고 어려운 싸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적어도 세상 사람들이 사실이나 사건에 관심을 갖고 또 도와줄 거라고 믿었어요. 그게 제가 가진 상식이었어요. 경험한 그대로 말하고 증거를 보이면 사법부도 정상적으로 판단해줄 것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너무 순진한 생각이었죠. 저에 대한 거짓과 음해는 점차 커져만 갔어요. 매일 던져지는 수백 개의 칼날에 베이고 또 베였어요. 함께 했던 동료 중 일부는 위증과 2차 가해를 하기도 했죠. 그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나 큰 충격이자 고통이었어요.”

모순적이게도 안 전 지사가 성폭력 사건으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별정직 공무원이었던 그 역시 일터를 떠나야 했다. 가해자가 임면권자인 탓에 성폭력 피해에 이어 노동권까지 침해당한 거다.

-일련의 광역단체장들이 저지른 성폭력 사건은 놀랍도록 비슷해요.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미투하거나 법적 대응을 하기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는 사실도요.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해가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말할 수 있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관이 지자체장이 아닌 피해자를 보호해준다는 안정감을 느껴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는 여전히 화형대 위의 마녀”

모친상으로 형 집행정지 신청이 허가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맞이하고 있다. 뉴스1
모친상으로 형 집행정지 신청이 허가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맞이하고 있다. 뉴스1

-논란이 일었던 사건이 또 있었어요. 공교롭게도 박원순 사건 직전이에요. 안 전 지사 모친상에 문재인 대통령과 지자체장, 장관, 청와대 인사, 여당 의원들이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하거나 공개 조문을 갔죠. 그걸 보면서 복잡한 심경이었을 것 같아요.

“공포스러운 한 주였어요. 심리적 압박을 느끼면서 온 몸이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었죠. 호흡곤란이 와서 병원을 찾기도 했어요. 보호받으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기대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렸죠. 주변의 다른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출소가 견딜 수 없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줄 때만 해도 어떤 공포인지 잘 몰랐는데, 그걸 느낀 거예요. 가해자가 여전히 (사회ㆍ정치적으로) 건재함을 과시하던 날 (아동ㆍ청소년 성착취 사이트 운영자) 손정우도 석방됐죠. 그걸 보면서 ‘언젠가는 안정적인 일상을 누리고 싶다는 꿈은 사치일까’ 싶었어요. 유죄 판결 뒤에도 변함없는 (가해자의) 위세와 권력의 카르텔 앞에서 두려움과 무기력함을 새삼 다시 느꼈어요. 게다가 여전히 전 온라인에서 화형대 위에 사로잡힌 마녀였죠. 불은 꺼지지 않고 더 활활 타오르고 있었어요. 언제쯤 이 고통이 끝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많은 사람이 가해자가 확정 판결을 받았으니, 이제 사건이 해결된 것 아니냐고 생각할 지도 몰라요. 김지은씨에게 이 사건은 종결됐나요.

“법적으로도 아직 진행 중이죠. 다소 힘겹지만 민사 소송과 2차 가해에 대한 고발을 계속 이어나가려 해요. 성폭력 피해자가 혼자만 고통 받고, 피해 당해야 하는 현실을 조금이나마 바꿔나가고 싶어요. 피해자의 온전한 일상 회복까지가 진정한 싸움의 끝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제발 그만…’ 야멸찬 N차 가해

2년 4개월 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에게 당한 성폭력 피해를 밝히고 있는 김지은씨.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2년 4개월 전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에게 당한 성폭력 피해를 밝히고 있는 김지은씨.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미투한 걸 후회해 본 적이 있나요.

“그저 인간다운 삶을 살고 싶어서 미투를 했어요. 하지만 미투 이후 제 삶의 많은 부분이 변했어요. 지옥에서는 벗어났지만 2차 가해라는 또 다른 고통을 받으며 2년 가까이를 보냈어요. 하루하루 힘겨웠어요. 오랜 시간 재판을 통해 사실을 입증했음에도 편집된 일부 내용들을 가지고 저를 비난하는 분들로 인해 너무 힘들었어요. 게다가 제 가족들까지 비난하는 상황을 견디기 어려워요. 이제는 그만해 주셨으면 좋겠는데, 지금도 야멸차게 계속되고 있어요. 인간이고 싶어 미투를 했지만, 정상적인 삶을 한순간도 영유할 수 없었어요. 후회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답을 명쾌히 드릴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조금 망설여져요. 누군가에게 미투 이후 마냥 행복하다고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니까요.”

-그럼에도 잘했다고 생각한 적은요.

“제가 그 선택을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났을지도 몰라요. 그래서 저는 고통 속에 살아왔지만,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면 같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말하기’는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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